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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 :: 사연

이 남자 대체 무슨 마음으로 이러는 걸까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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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깁니다. 정황을 자세히 적어야 종언도 정확해 질꺼 같아서요..


저, 새해되어 서른 넘었구요..

그분은 저보다 두살 많더군요.

 

아는 후배가 지가 아는 후배를 통해 소개팅을 주선한지라 후배도 상대를 잘모르고
물론 그분을 소개한 후배말로는 "젠틀하고 재미있는 선배"라고 했답니다.

에잇, 정초니까 함 해보자하고 기초정보도 없이 만나러 나갔습니다.

제가 길을 몰라 늦었는데 매너 좋으시게 웃어주시고 간만에 구두신었다가 비틀했는데
자기 잡으라며 친절을 베푸시는데 전 부끄러워 벽잡고 걸었더랬습니다.

어쨌거나 반주한잔 하며 얘기 나누는데
사실 처음 보면 뻘쭘한데 취미도 같고 이것저것 취향도 같고 즐거웠어요.

그분도 제가 담배 싫어한다니 담배갑 아예 가방에 넣어버리시궁
좋아하는 남자 조건 물어보며 잘보여야겠다 하시더군요.

솔직히... 그분이 제게 강한 호감 표시하시는 걸로 알아들었죠.
(뭐, 그런거 있잖아요. 제가 뭔말만 하면 앗, 나두나두 맞장구치고
 몸을 제쪽으로 거의 숙이고 음식도 안드실정도로 완전 집중모드 때려주시고..)

근데 그날따라 술집서 나오는 흘러간 노래들이 날리던 가요들이라서..
서로 좋아하는 노래 얘기 많이했거든요?
2차는 그래서 노래방 낙찰.. 노래방 가고싶다며 추억의 노래를 부르자더군요.
초면에 무슨 노래방이냐 했는데 적극 원하시고 저도 에라 모르겠다..
올초에 잘하면 솔로 탈출하려나보다하고 갔습죠. 그때도 화기애애~
살짝 스킨쉽 시도하시는게 (슥 어깨에 손올리기, 허리 슬쩍 감기 등) 좀 걸렸지만
뭐 싸대귀를 날릴정도도 아니고  제가 슬쩍 슬쩍 피했죠..

노래방 나와서 집에 가려했더니만, 아까 저한테 잘보일려고 안주를 넘 안먹어서
배고프시다며 집에 조금만 늦게가달라합디다. (진짜 좀 못드셨어요)
사실 나이 많아도 여자라고 늦게 들어오는거 꺼려하셔서 엄마 아빠한테 사정해서
"늙은 딸 시집 좀 가보자고.. ㅠ.ㅠ"  1시간만 있다가 술 절대 안먹고 귀가하기로 했습죠.

근데 이분 술집에서 음식을 먹여주시는겁니다.
전 원래도 사람많은데서 애정표현하는거 싫어해서 안받아먹었더니 기다립니다.
그래, 늙은게 부끄러운척 하면 추해보일수도 있다.
적당히 호감있다는 표시를 이제 나도 해줘야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되새기며
저도 난생 처음 처음 본 사람에게 음식 받아먹고 한 젓가락 권해드렸습니다.

글고 그분도 저도 살짝 취했습죠..이때부터 이분 반말 작렬.

물론 듣기좋은 말들이죠 "이쁘다, 귀엽다. 나이얘기 안들었음 훨 어리게 봤을거다"
"너무 귀엽다" "좀더 가까이 앉아라" 의자를 아예 쭈욱 당기셔서 옆에 앉혀놓고
볼 꼬집고.. 연신 웃으시더군요. 사실 이때도 말하자면~ 필이 통한거죠.
전 불안하긴했지만, 나쁜놈이라고 의심한다기보다는 즐거웠거든요.

또 간만에 듣는 달콤한 말들..
남자야 원래 첨에는 간이라도 빼줄듯 하니 그런말 믿지는 않지만 기분은 좋습디다.
헌데 이분 내가 급히 서두르며 집에 가야한다하자 따라나오시더니 길 한복판에서
꽉 안아버리는겁니다. 허걱. 쿨한척 해야하나 화를 내야하나..멍한 틈에 뽀뽀까지...

완전 띵~

이게.. 참 문제가...나이가 있다보니 "어머, 왜이러세요"하기도 뭐하고
한대 때리자니 불쾌하지만 싫은게아니고.. 다만 이게 한 너댓번 만났으면 모를까..
너무 성급하신게 이분 나를 쉽게 봤나 머릿속이 복잡복잡...

물론 저도 이나이에 남친 없던것도 아니고 결혼 생각할만큼 진지한 연애도 했구요.

근데 전 좀 구식이라 절차와 순서를 따지는 편이라..
사실 그걸 버려야 연애가 쉽다는걸 알면서...
(누가 요즘에 우리 지금부터 사귀자 요이땅~ 하지도 않고 그런데 전 자꾸 확실한
내 포지션을 그가 정해주기전에는 너무 칼같이 어색하게 대해 첫 호감이 연애로 발전이
안되는 단점이 있었거든요. 심지어 니가 내 여친이면 좋겠지만 내 여친이 되기까지가
너무 피곤하다는 얘기를 듣고나서는 고치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연인되는 그런..)

순간, 제가 망설이는걸 알았는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근데 나 싫어?" "싫어?" 묻더군요.
싫고 좋고 문제가 아니라 좀 불쾌하다했더니 사과합디다.

그러더니 덥석 손 잡으시며 집에 안들어갔으면 좋겠답니다. 뭥미..

안되겠다 싶어서 얼른 택시를 잡으러 대로변으로 걷는데..
그가 뛰어오더니 저를 슈~욱 들어가지고는 건물에 델꼬 들어갔는데 비디오방입니다.
(전 제가 들린다는 사실에 깜놀. 요즘 살이 쬠 쪄서 고민중이었음.)

늦었다고 혼난다고 해도 자기 싫지않으면 조금만 더 같이 있자고 같이 있고 싶다는데..

저 사실 비디오방 남친하고도 안갔습니다.
(제가 성격이 차라리 펜션 빌려 여행가면 갔지, MT는 안가는 주의. ㅠ.ㅠ)

무조건 싫다니까 자기는 같이 더 있고싶을뿐인데 너무한다고 투정을..
나 이런 남자 유형은 첨이라 안절부절..
서른넘어 비디오방 복도에서 실갱이하는게 우스워 결국 딱 영화 한편만 더 보기로 하고.

엄마가 설마 때리실까? 아냐, 빨리 시집가라고 난리인데 봐주지 않을까..
아냐.. 아빠가 깨시면 진짜 죽지않을까...

그분은 진지하게 영화 고르시고 전 불안 초조했습죠.

제가 그분 맘에 들었나봐요. 지금 생각함. 저 원래 안그러는데...
그리고 어디 한번 보자 라는 맘도 생기더라구요.진짜 나쁜 놈이면 한대 치고 나오지뭐..
그런 생각?

들어가서는 약간 어색. 전 외투도 입은채 안경을 꺼내쓰고 영화 보고있는데
갑자기 안경 벗기시더니 키스해달랍디다.
허걱.
집에 간다고 일어섰더니 자긴 나보러 왔는데 제가 영화만 본다며 자기 좀 보랍니다.보면 부끄럽지 뭘 어떡합니까?
이 나이에 영화보는게 목적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고 첨부터 말했는데 나야말로
여길 왜 따라들어온건가 자책하며 그냥 집에 가자고 나가려니 미안하다 안그런다
조금만 더 같이 있자.. 쉽게 봐서 그런거 아니다...

근데 진짜 애가 탄다며 저보고 오히려 여우라더군요. 씁.
그러더니 "넌 언제쯤 나랑 자줄래?" 묻더군요. 귀 의심. 뭐 이런 쓰레기가..싶다가
남자들이 젤 싫은 여자가 줄듯 말듯 안주는 여자라더라.. 라는 말이 떠오르며
여길 따라온 내 행동이 문제가 있다..
플러스 이 남자 진지하게 결혼이나 그외의 일을 생각하면 첫만남에서 이럴수 있나 싶어 과감히 나왔습니다. 뒤쫓아 나오더군요.

그분 어느새 달려나와 먼저 택시 잡아주시며 그런거 아니였다고 택시아저씨께
그새 한번 듣고 외운 울 집 주소 불러주며 잘 부탁한답디다.
쿡~ 웃음이 나오는데.. 정말 원래 쿨한 성격이신거니..뭐니..상태로 귀가.

엄마한테 등짝 두대맞고 그분과 헤어지고 학교앞이라 선배 만나서 술 더한거라고
거짓말로(엄마, 아빠 미안) 안심시켜드리고 씻고 누었죠. 
귀신에 홀린거 같더군요. 잘들어갔냐 문자도 전화도 없길래 발정난 개였는데
내가 미쳤었나보다.. 늙으니 노안이 됐나보다.. 하면서 잠들었는데
담날 오후에 깍듯한 존댓말로 "잘들어가셨어요? 많이 야단 맞으셨죠? 죄송해요~
오늘 주일인데 푸욱 잘 쉬세요" 문자 오더라구요.
너무 사람을 매도했나.. 싶어지고 필요없는 이해심.. (오랫만에 한 소개팅 분위기 좋고
저쪽도 나한테 호감있는것 같고 술도 적당히 취했고 아~ 땡긴다..할수도 있잖아?라는)
전 그냥 편하게 답 보냈죠
오빠도 잘 쉬시라구.. 잘 들어갔냐고 퍽도 일찍 물어보신다고..
그랬더니 바로 반말 작렬 "미안~ 짐 인났어. 해장 잘해. 난 속풀었더니 이제 살겠다"
전 "오~ 너무 급 반말모드셔~ 잘쉬어요"했습죠.
그뒤로,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근데 연락이 없더군요.

그사람이 날 엔죠이로 대했다가 그냥 매너로 인사한걸까?
그렇게까지는 아닌것 같은데 연락은 없고.. 낑낑대는 가운데 월, 화..지나고..
아~ 맘 접자 하는데.. 그날...바로 수욜 밤 문자와서는 "잘지내고 있어요?"  묻더군요.
전 "네.오빠는요?" 그는 "나두 물론" 이라더군요.
만나자라던가 뭐 용건도 없이..달랑.

왠지 제가 뭔가를 얘기하길 기다리는것 같아서 일부러 가만있었더니 몇분뒤 문자 딩동~
"금욜날 뭐하니? 저녁이나 할까?" 전 조금 이따가 "네 ^^ 좋아요" 했습죠.
"금욜날 연락할께. 잘자~" 한뒤로...

 금욜날 장소와 끝나는 시간 묻는 문자와 영화볼래? 묻는 문자와..
(신기한 건 전화를 안해요. 이분. 처음 만날때 빼고는 늘 문자..)
여섯, 일곱개 문자가 오고가는데.. 느낌이 좋았어요.
제가 좀 늦는다고 했더니 전화와서 통화도 하고 약속 장소 다시잡고..
제가 소개팅 날 그분 입은 점퍼랑 머리스탈 맘에 안든다고 했는데..
머리는 다듬으시고 전형적인 회사원 복장으로 나와서 전 못알아봤어요.
어떻게 그냥 지나치냐 투덜거리고 시덥잖은 얘기 나누다가 밥 먹으로 갔죠.
그러더니 그옷 다시는 안입을꺼라는데.. 귀엽더라구요.
사실 제가 늦어 영화도 못보고 그랬는데 미안해요 했더니 
"다음에 보면 되지 뭐"하더라구요.
그래서 보고싶은 영화 있으니 꼭 같이 보자했더니 "언제?"하고 묻습디다.
아..그때 날짜를 정할껄.. 전 별 생각없이 "시간될때요"하고 말았죠.

또 이런 저런 수다. 둘이 참 얘기가 잘 통해요.
취향이 다른부분도 발견하고 그러다가 제가 그랬죠.
"오빠가 나쁜 사람 아닐까 고민했다. 첫날 내가 너무 흐트러졌던거 같고..
 아무튼 조금 후회된다"라고..
"그분은 그럼 내가 최악의 소개팅 상대고 그날 별로였다는거네" 하더니..
"미안해"하더라구요. " 뭐,, 그뒤로 다시 불라불라..
2차가는데 저보고 "2차는 니가 사" 하더군요. 말안해도 내가 사려했는데 좀 깼죠.
(웃긴건 나중에 제가 먼저 계산해놨었는데 지갑 꺼내다 제가 계산했다니까 "왜?"
이러는겁니다. 그래서 "오빠가 나보고 사래며?"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남들처럼 "오빠가 다 사주면 안돼?" 따위의 멘트는 못했던걸까.. 답답)

2차에서는 그분 회사 얘기 하고 지나간 연애사, 서로 원하는 배우자에 관한 것도
얘기하고..그러던 중 제가 그담날 중요한 일이 있어서 통화가 길어졌는데 들으셨나봐요.
통화 끝내고 자리에 앉으니 다시봤다고.. 역시 일하는 사람이 멋있는것 같다고..

그러면서 또 비디오방 가자더군요.
집에 가기보다는 좀 더 같이 있고싶은 맘은 둘다 같았는데 저도 딱히 대안이 없더라구요.
11시반에 3차가기는 배터지고 심야 영화는 시간도 안맞고..노래방도 좀 아니고..

나가서 택시 있음 집에 가고 택시 못잡으면 비디오방 가기로 하고..
콜도 안오고 택시도 없고.. (그곳 여러분이 아시는 마의 장소. 종로입니다.)
비디오방에서 티격태격.
제가 안본건 그분이 다 봤고 그분 안본건 다 제가 봤고...
"이렇게 취향이 안맞나.."이러는데.. 씁쓸.. 아저씨 추천 비디오 골랐습죠.
 
그래서 보는데.. 이번엔 키스하려한다거나 그런건 없었구요.
그냥 기댄다던가 어깨를 감싸는 정도?
아니면 장난 치더군요. 어깨에 기대더니 "너 가슴 뛴다. 심장 소리 크게 들려 "그러는데
"안죽었는데..그럼 안뛰어요?" 따위의 대꾸나 하고.. (저 원래 연애 젬병.. ㅠ.ㅠ)
오빠가 어깨를 감싸다가 고개를 돌려 꽉 끌어안는데 그 순간, 제가 경직되자
분위기 잡으려면 아예 이런데 안왔다며, 그냥 좀 편히 있으면 안되냐더군요.
전 "오빤 호감있는 여자와 이런 스킨쉽 가능할지 몰라도 전 남자친구랑만 해봐서 안해요"
했더니만 팔을 빼고 얌전히 계시더군요. 그러더니 곧 코골고 곯아떨어져버리는데..
요약컨데, 애시당초 영화는 안보고 같이 있을려고 온건데 손도 못대게 하니 잔다.
깨워서 집에 가자니까 무조건 영화 끝날때까지 있겠다. 이거죠.
제가 부스럭 거리기만하면 급 깨어나 꽉 허리를 감싸안고 끝나면 가자.. 하길래
그래, 푹 자라, 끝나고 가자 했더니 진짜 잘 자더군요.
결국 그렇게 2시간 동안 그분 주무시고 전 영화보고 나니 급 한가해진 택시이용객들
덕분에 편히 택시에 올라탔습죠(우리는 집도 정반대방향 ㅠ.ㅠ)
지나치며 보니 오빤 계속 택시를 못잡길래 잘가고 있느냐 전화했더니
자기는 이제 겨우 탔다며 늦게보내 미안하다고 잘자라더군요.
전 집에 들어와 씻고 누워서 고백아닌 고백을 했습니다.
"씻고 누워서 생각했는데 오빠가 쫌 좋아지는것 같아요.
잘자요. 글고 그 영화 꼭 같이 봐요"라고..

답이 없더군요.
자나보다 했지만...
사랑한다라거나 사귀고 싶다도 아니고..
쫌 좋아진다는건데 답문도 없으니 아리송..
근데 관심있으면 "일은 잘 끝냈냐? 연휴에는 뭐하냐" 연락 올법도 한데..
아예 연락 없습니다.
(제 일의 특성상 그분도 볼수 있는지라 그분이 그때 네가 한다는데
 관심있는데 꼭 봐야한다며 시간까지 묻고 그랬거든요)
그남자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처럼..
남자는 좋으면 안이러잖아요... ㅠ.ㅠ

뭘까요..이사람.
만나면 그사람이 절 정말 좋아하는것같아요.
근데 왜 자주 연락하지도, 절 궁금해 하지도 않을까요?

게다가 어떻게 해서 한번 자봐야지 할정도로 저 대단하지 않고,
그사람 두번 보고 다 알수는 없지만 그런 의도 였다면 벌써 결판냈을 타입이구요.

제 옷이 얇다며 뭐라 뭐라 구박하더니 목도리 걸쳐줬는데
정말 휙 던져 감아서 막 매주고는 (얼굴에 감아주더라구요 ㅡ.ㅡ)  휙 앞서갈때나
짝사랑 전문이라고 옛날 사귈때 얘기들 하는거보면 표현이 서툰것 같고
은근 슬쩍 스킨쉽하거나 음식 먹여줄때 생각하면 선수 같고..

전 문자도 씹힌 마당에 연락 더 안하려고해요. (원래 먼저 한적도 없지만..)
근데 연락오면 또 좋아라 할거 같아요. 제가..
어떡하죠?
이사람, 저한테 어떤맘 인것 같아요?
전 이사람이 사귀자고 하면 만나보고 싶거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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