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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 :: 사연

지하철에서 변태로 몰렸네요...이런 젠장틱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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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사무실에서 회식이 있었던지라.......

술을 좀 과하게 마시고는 차를 놓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지하철은 한산했지만..........

앉아서 갈 자리는 없더군요...........

가로로 긴 좌석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서서는..........

가는길이 지루할거 같아 게임이라도 할 심산으로............

휴대폰을 꺼내들었습니다........



얼핏 보니.........

제앞에 앉아서 졸고있는 아가씨가 꽤 풍만합디다........

깊고 넓게 패인, 가슴골이 세로로 길게 보이는 라운드티(??)라 하나.......

암튼 얼굴보다도 한쪽 가슴이 더 크다고 느낄정도........

정말 얼핏 봤습니다......... ㅡ..ㅡ;;



속으로 므흣~!

이내 눈길을 거두고는........

휴대폰 고스톱을 치고 있었더랬지요.......



순간.......

누군가 날 쳐다보고 있다는 오싹함이 엄습..........



내 앞에 앉아서 졸고있던 아가씨가.......

얼굴을 하두리켐 얼짱각도로 꺾은채........

두 눈의 눈동자를 한쪽 눈꼬리로 모은채........

저를 째려보고 있더군요.........



저는 별 생각없이 휴대폰을 든 채로.........

그녀와 암묵적인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더랬지요..........



벌떡 일어선 그녀......

갑자기 내 정강이를 걷어찼습니다......

그리고는 내 휴대폰을 낚아 채갔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군시절 이후 처음 격는 고통에 눈물을 찔끔거리며..........

정강이를 부여잡았습니다........



갑자기 그녀가 큰소리로 외치더군요.........

정말 우렁찼습니다........



" 야이 변태 세퀴야......핸드폰으로 내 가슴 찍었지?? 너 이제 지~옷 댔어 쒸팡세퀴야......."



불과 몇초사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습니다.........



지하철안 여기저기........

웅성웅성, 시끌벅적.........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끌어오르는 분노와 정강이의 고통을 속으로 삼킨채........

여차하면 변태로 몰리겠다싶어 설명을 했습니다..........

최대한 부드럽고 정중한 목소리로 ( 목소리는 떨고 있었던듯 합니다 ㅡ..ㅡ;; )



" 아가씨....오해하신거 같은데요....저 휴대폰으로 오락하고 있었어요....

제 휴대폰은 카메라가 없는 ' 쓰다테크 ' 거든요.......



그제서야 그 아가씨.......

제 휴대폰을 보더군요........



휴대폰 액정에는.......

아직도 고스톱 판이 벌려져 있었습니다..........



그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구원의 목소리가 들리듯..........

누군가 한마디 거드십니다........



" 어~!! 모도룰라 쓰다테크네....저건 카메라 없는건데...... "



때마침.........

지하철이 승강장 안으로 접어들자........

그 아가씨는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내 휴대폰을 든 채로........

순식간에 뛰쳐나갔습니다.........



억울하고 쪽팔리고 황당한 상황에다가........

너무 순식간에 뛰쳐나갔기에.......

전 순간 얼어붙은듯 꼼짝도 못한채........

닫힌문 창 넘어로 그 아가씨의 뒷모습만을 보야아 했습니다..........



나즈막히 어떤 여자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어머~! 뭐야....저여자 휴대폰도 가지고 내렸네 푸하하하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 "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오며.........

제 두 손은 비어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쪽팔렸겠지요.........

멀쩡한 남자 하나 잡을뻔 했는데...........

그 아가씨도 얼마나 황당하고 쪽팔렸겠습까............

이해합니다...........



그래도 제 휴대폰은 주고 가셔야지요.........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휴대폰 신호는 계속 가는데 받지를 않으시네요........



행여.....

어제 독산역에서 내리신 그 아가씨가 보신다면...........

아니.....

제발 이글을 보시기를.........



다 용서해 드릴께요.........

휴대폰만 돌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휴대폰만 돌려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ㅠ..ㅠ



<출처 : '지하철에서 변태로 몰렸네요...이런 젠장틱한...' -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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